어느 믿음의 신앙 선배 장례 입관예배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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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샘 작성일 19-08-15 15:09 조회 374회 댓글 0건본문
어느 믿음의 신앙 선배 장례 입관예배를 다녀와서
강승철 / 부산기윤실 실행위원, 대청교회 장로,
어제 저는 신앙 운동을 해오면서 늘 의지하고 기대던 어르신의 입관예배에 다녀왔습니다.
젊은 시절, 여러 말씀 없어도 곁에 계시면서 항상 ‘본데’의 틀이 되어주신 분이십니다. 처음 교제하던 30대 시절, “아~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살아야지.” 하던 게 지금, 처음 뵙던 그분의 나이를 훨씬 넘었는데도 멀었습니다. 가맣습니다.
장기려 박사님 생전에 “이사람 날 닮아서 큰일”이라던 분. 소유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듣던 말씀이었지요.
평생 검소하게 살면서 후배들에게 큰 울림을 주셨던 분입니다. 낡은 아파트 팔고 이사하면서 남은 돈 마땅히 건넬 곳 찾으려고 애쓰는 부창부수의 모습은 정말 본받고 싶었습니다.
명문고와 최고 학부 나오시고 어렵던 시절 해외에서도 공부하셨지만 전혀 내색 안하시고 사셨고, 대형병원의 내과 과장으로 오래 계시면서 한창 현장에서 무슨 무슨 자리를 차지할 연세에 이르렀어도 옮겨 가시면 항상 낮은 곳을 바라보셨던 어른이셨지요. 우리나라 의료보험의 산실인 병원에서의 봉사를 거쳐 전문의를 쓸 수 없는 보건소 평의사로 다시 지방 소도시의 작은 병원으로, 이후엔 노인들과 가난한 이들이 진료비 부담 없는 의원을 열어 주1회 무료 급식소와 함께 운영하셨습니다. 자신의 내과 전문의 의술이 나누어져서 마땅한 대상을 찾아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 행보였습니다.
처음 제가 얻어 타본 어르신의 차는 다 낡고 녹슨 구형 포니였습니다. 털털거리는 차의 뒷좌석을 내어준 사모님, 차가 낡았다고 미안해하면서 말씀하시자 "이차가 어때서요?" 유쾌하게 말씀하시던 목소리 귓가에 남았습니다.
이후에도 중고차 포니급 이상을 가져본 적 없고 나중엔 딸이 타다 넘겨준 마티즈를 노년에 즐겨 타시는 모습은 어른의 주변에선 다 아는 사실입니다.
성경 독자 세미나가 있으면 언제나 강권사님과 함께 나란히 자리를 지키시던 어른의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교회도 언제나 바른 교회에 몸담기를 바라셨습니다.
30여년 전 출석하시던 큰 교회에서 당회원 피택이 되었으나 겸손히 고사하시고 젊은이들과 함께 대학부의 부장집사님으로 거하시기를 기뻐하셨습니다. 젊은 집사들의 존경을 받으시면서 그들을 사랑으로 거두어주셨습니다. 그분의 거처인 수정시장의 비 새던 상가아파트엔 매달 젊은 교사들이 모여서 말씀을 나누고 삶과 신앙의 길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 올렸습니다만 교회를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은 바른교회, 공동체가 살아 있는 곳에 머물렀습니다. 바른 교회를 개척하려는 몸부림에 선뜻 따라 나서 주고 그들과 함께 묵묵히 동행하여주었습니다. 학생신앙운동 1세대답게 어르신은 언제나 운동의 자리에 계셨습니다.
대학시절에도 같은 학교의 에스에프씨의 동지들과 늘 함께 했으며 부산에선 기윤실의 창립과 방향 제정에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셨고, 말씀 운동 단체인 성서유니온에도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함께 위원, 이사로 동역의 길을 걸었습니다. 부산 에스유의 산역사이셨지요. 선교를 향한 열정으로 부산 인터서브창립 이후 이날까지 이사로 부부가 기도의 동역 자리를 지켜주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동지. 그분은 영원한 신앙운동의 동지였습니다.
언제나 조용한 가운데 향학열을 불태우던 어른. 대학부 부장 집사님 시절 교사들에게 ‘헬라어 공부를 해서 원어로 성경을 보자’고 제안 하셔서 매주 그리스어 성경을 놓고 씨름하기도 하였습니다. 젊은 저희들이 오히려 어버버 하였지요.
오늘 상가에 갔더니 그때 헬라어 성경을 줄줄 읽고 해석해주던 부경대 전기과 모 교수의 사모가 하는 말이 지난번엔 독일어 공부 함께 하자고 했다는 말을 전해주어서 깜놀 했습니다.
오른 손이 한 일 왼 손이 모르게 하시며 사셨던 어른 그분은 존경하는 고 정태산 장로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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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태산 장로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부산 복음병원 내과과장, 청십자병원장 등에서 진료하면서 참의사의 모습을 보여주셨을 뿐만 아니라, 부산기윤실의 초창기 (1990년대) 공동대표로 기초를 단단히 세워주신 분이십니다. 지난 8월 12일 새벽 향년 87세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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