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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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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큅코리아ga 작성일 19-09-27 00:26 조회 16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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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2)

 

정병오(서울 기윤실 공동대표)




다음으로 기윤실의 중요 운동이 독립하여 단체를 만든 대표적인 경우가 놀이미디어교육센터이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는 기윤실의 초창기 중요 운동이던 문화소비자운동을 이끌던 권장희 처장이 기윤실을 퇴사하면서 하나의 단체로 독립을 한 경우다. 이 때 기윤실은 문화소비자운동을 중단하기로 하고 이 운동 관련 모든 조직과 운동 노하우를 이 단체가 이어받아서 하도록 했다. 지금 놀이미디어교육센터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및 게임 중독 예방 교육 관련 전문성과 노하우를 가진 단체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기윤실 내부 갈등을 수습하는 방안으로 독립한 단체로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기윤실이 초기 교회 세습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생긴 의견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독립시킨 단체다. 이후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교회 세습 문제는 물론이고 여러 교회 분쟁 문제 상담, 모범 정관 갖기 운동 등을 펼치며 교회 개혁 관련 전문 단체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5. 기윤실이 겪은 어려움과 대응

 

어려움을 겪지 않고 성장하는 단체는 없다. 문제는 그 어려움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것이고, 그에 따라 단체의 성쇠가 좌우된다. 그런데 보통 외부의 공격 때문에 무너지거나 쇠하는 단체는 거의 없다. 외부의 공격이 있다는 것은 보통 그 단체가 사역을 잘 하고 있다는 것의 방증이고 외부의 공격이 강할수록 내부는 더 단결하여 대응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부의 갈등을 잘 조정하지 못하거나 내부의 문제들이 쌓여감에도 방치를 하다가 내부에서 무너지거나 쇠해지는 단체는 많이 있다. 기윤실도 지난 30년 동안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많이 겪어왔다. 물론 기윤실이 겪은 어려움도 대부분 내부의 문제였다.

 

첫째, 손봉호 장로님 이후 리더십을 세우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손장로님은 기윤실이 초창기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독시민운동을 자리를 잡는데 큰 기여를 하셨다. 하지만 손장로님은 기윤실이 손봉호의 기윤실로 자리잡는 것을 극구 경계하셨다. 그래서 초기부터 실행위원회를 통한 집단적 의사결정체제를 유지했고, 운동이 커지면서는 운동 분과 단위별로 책임자들을 세워서 그 분과 단위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네트워크 조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손장로님의 노력과 이후 대표를 이어받은 분들의 헌신적인 수고에도 불구하고 손장로님만이 가진 혜안과 영향력의 공백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기윤실은 이 공백을 공동대표들과 상임집행위원회(실행위원회)의 집단지성의 힘을 통해 극복하려고 노력해왔다.

 

둘째, 기윤실 운동의 방향 설정의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있었다.

 

기윤실 운동은 큰 방향에 있어서 처음 붙잡았던 정신과 방향을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하지만 중간에 큰 방향의 전환이 한 번 있었다. 그것은 기윤실이 교회나 사회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운동에서 교회의 약한 부분을 도와주고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집중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었다. 이러한 운동 방향의 전환은 그 동안 기윤실을 불편해하던 교회들과 기윤실이 관계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었으나 복음의 원리에 비추어 교회와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기능의 약화로 인한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래서 이러한 방향 전환의 실험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다시 원래의 방향으로 돌아왔다.

 

셋째, 기윤실 사무국 책임자를 세우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있었다.

 

기윤실은 초창기부터 사무국을 강화하고 사무국을 중심으로 운동을 진행해왔다. 공동대표와 상임집행위원회가 운동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지만 이를 실제 운동으로 구체화하고 집행하는 것은 사무처이 전담을 한 것이다. 이런 체제에서는 사무처장이 기윤실의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사무국 간사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상임집행위원회와 사무국간의 의사소통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만 운동이 극대화될 수 있다. 그런데 여러 사정으로 사무처장의 공백과 교체가 이루어지면서 이 때마다 사무처장의 생각과 역량, 성향에 따라 운동 전체가 좌우되는 경험을 해야 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유능하고 안정적인 사무처장을 세우는 노력을 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사무처에 맡겨진 운동의 짐을 공동대표나 상임집행위원회가 좀 더 지는 균형을 잡는 노력을 하고 있다.

 

넷째, 기윤실 내부 구성원들 사이의 의견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다.

 

기윤실 내부의 갈등이 잘 조정되지 못하고 조직과 운동력을 소모하는 일들도 몇 차례 있었다. 우선 교회세습 문제에 대한 대응 방법을 둘러싸고 건강교회운동본부와 이사회의 갈등이 있었고, 이 갈등은 건강교회운동본부가 교회개혁실천연대로 독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외에도 사무처장의 생각이나 운동방향이 공동대표나 상임집행위원회와 잘 맞지 않아서 사무처장이 사임을 한 경우도 몇 차례 있었고, 사무처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아픔을 겪은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 어떤 조직이든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은 조직의 역량과 성숙도를 반영한다. 이런 의미에서 갈등으로 인한 운동력의 소모를 줄이고 이를 조직의 발전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리더십 차원에서 운동의 각 부분에 대한 파악과 소통이 더 원활히 있어야 할 것이다.

 

 

6. 현재 기윤실의 현황과 지향

 

현재 기윤실 리더십은 2017년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공동대표는 완전히 교체되었고, 상임집행위원회는 기존에 해오던 분들이 연속성을 가지면서 3-4명 정도 추가를 했다. 2017년 새로운 대표들이 임기를 시작하기 전 2016년부터 기독경영연구원에 의뢰해 조직 컨설팅을 실시했다. 그 결과 기윤실의 핵심 가치를 정직’ ‘책임’ ‘정의로 정리하고, 이를 위해 그 동안 생활신앙운동’ ‘건강교회운동’ ‘사회정의운동’ 3개 본부로 운영하던 체제를 자발적불편운동’ ‘교회신뢰운동’ ‘좋은사회운동’ ‘바른가치운동’ ‘청년운동’ 5개 운동 본부로 확대 개편을 했다.(각 본부별로 구체적으로 하고 있는 운동의 내용은 참고자료 1 참조)

 

사무처장의 공백이 있는 상태에서 상임집행위원장이 사무처장을 겸임하면서 정기적으로 사무처회의를 주관함으로 상임집행위원회와 사무처간의 원활한 소통을 꾀하고 운동의 신속한 집행력을 강화했다. 현재 사무처 상근활동가는 5명인데 재정 여건상 더 이상의 확대는 힘들다고 보고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자원 활동가를 더 많이 영입해 운동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다. 그래서 각 본부 단위의 운영위원을 확충하고, 운동의 이슈가 생기면 각 본부 산하에 그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팀을 구성하고 그 팀에 전문가들을 영입해서 적절한 운동을 만들어가고 있다. 공동대표들의 역할을 강화해서 각 운동 본부나 팀들이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가려고 할 때 멤버 구성이나 운동 방향 설정에 적극 개입해서 운동이 많아져도 전체 운동의 방향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대가 급변하고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이슈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다양한 갈등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들은 이전과 같이 몇 가지 원칙만으로 대응하기가 쉽지가 않고 면밀한 연구와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당장은 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대응하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우리 사회의 흐름을 잘 따라가면서 예상되는 이슈들에 대해 미리 연구하고 의제를 만들어내며 대비를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바른가치운동기독교윤리연구소의 연구 역량을 강화해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7. 기윤실이 직면한 시대적 도전과 응전 방안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일 것이다. 이 양극화의 가장 중심에는 부의 세습이 심화되면서 빈부차가 상대적인 개념을 넘어 절대적인 계급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난한 자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계층상승을 꾀할 수 없고, 가진 자는 가난한 자에 대한 도덕적 책무성을 갖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난한 자들이 갖는 절망감이 누적되고 있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양극화의 또 다른 얼굴이 세대간 양극화다. 경제가 이전처럼 급성장할 수가 없고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급격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젊은 세대는 부모의 도움 없이는 안정된 삶의 기반을 구축하기가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로 인해 젊은층의 결혼과 출산의 기피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로 인한 한국 사회의 위기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가도 풀기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함께 마음을 모아가기에는 이념적 대립이 격화되어 있고, 화가 많이 나 있고 서로에 대한 불신이 심해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 현상이 심각하다. 이러한 이념적 대립과 갈등은 전통적인 남북관계나 한미관계에 대한 태도, 각자가 처한 계급적 이해관계, 세대갈등, 지역갈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태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치 영역은 정권 획득에 과도하게 매몰되어 있어서 이러한 갈등을 정파적으로 이용하려 할 뿐이고 사실 보도를 통해 정론을 형성하고 다양한 이견을 소통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언론도 정파적인 입장을 취함으로 갈등과 대립을 더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갈등에 대해 화해와 중보자 역할을 해야 하는 한국 교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 교회는 이전 정교분리를 명분으로 독재정권이나 사회적 불의에 대해 침묵으로 지지하던 입장을 바꾸어 언젠가부터 교회의 사회 참여를 명분으로 한국 사회 정쟁의 한 당사자가 되어 특정 정파의 행동대원 노릇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의 관점에서 양쪽 진영의 부족한 면을 동등하게 꾸짖고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서로를 미워하는 양쪽의 사람들을 한 자리로 이끌고 와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도록 하고 보다 좋은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해야 하는 예언자적 권위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여기에다가 한국 교회의 도덕적 치부를 드러내는 일들이 계속 생기고 있다. 20년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담임목사직 세습의 문제는 이제 대형교회를 넘어 지역의 작은 교회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명성교회 사태가 보여주듯, 이제는 교회세습이 단지 한 교회의 문제를 넘어 공교회를 무너뜨리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 외에도 목회자들의 성범죄나 교회 재산을 둘러싼 갈등 등은 이전보다 더 심해진 것은 아닐지라도 언론과 SNS를 통해 급속히 전파되면서 교회의 신뢰도를 실추시키고 있다. 이렇게 실추된 교회의 권위는 전도의 문을 막고 교회 쇠퇴의 주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수많은 가나안 교인들을 양산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윤실은 한국 교회가 처해있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개선하는 일에 집중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는 기윤실이 전통적으로 해왔던 자발적 불편운동이나 세습반대, 교회재정 투명성 운동, 목회자 윤리 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하여 현재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는 정파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운동들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흐름들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현재 좋은나무를 통해 범람하는 가짜뉴스를 대신할 정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한 예가 될 것이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현 상황에서 한국 교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로잔선언이나 시카고 선언’ ‘케이프타운선언과 같은 형태로 발표를 하는 것도 고민을 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한국 사회가 정치적으로는 민주화가 상당히 진행이 되었지만. 사회 각 분야의 기득권은 더 공고화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기득권들이 더 강화되면서 이러한 기득권의 그늘에서 고통당하는 사회적 약자도 더 숨겨지고 자기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래서 조금 더 세밀하게 각 분야의 사회적 약자를 찾아내고 그들의 고통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펼치고 있는 청년부채 해방운동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와 연결해서 주거문제로 고통당하는 사람들 문제를 살펴보고 있으며, 그 범위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청년운동의 줄기를 잡아가는 것도 한국 교회나 한국 사회를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는 청년 세대가 그들이 고민하고 아파하는 문제를 가지고 스스로 대안을 모색하고 운동을 펼치도록 하는 장을 열어주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기윤실의 모든 운동에 젊은 세대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그런데 현 청년들의 상황은 청년 세대의 문제라가보다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문제라는 것을 생각할 때 단지 청년들을 깨우고 주체로 세우는 차원을 넘어 이러한 문제를 만들어낸 한국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과 함께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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